내성

독성학에서 아직 완전히 밝히지 못한 현상 중 ‘내성'(tolerance)이란 현상이 있습니다.

내성이란, 유기체에 투여한 일정량의 어떤 약물에 대한 반응이 이전에 투여했을 때의 반응보다 낮아지는 현상입니다. 즉, 유기체는 이전에 어떤 화학약품에 노출된 적이 있으면, 그 화학약품에 부분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최소 3가지의 기전(mechanism)에 의해 내성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첫 째는 화학물질이 수용 영역(receptor site)으로 이동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기전을 보여주는 실험적 증거가 거의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두번째 기전은 몸에서 화학물질을 배출하거나 체내에서 변화시키는(biotransformation) 능력이 향상된 경우입니다. 실제로 체내에서 화학물질을 변화시키는 기전은 이전에 같은 물질이나 비슷한 물질이 투여된 적이 있으면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셋 째는 수용 영역에서 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역치값(threshold)이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수용체(receptor)의 수나 종류에 변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수반합니다.

간혹, 내성을 저항(resistance)과 섞어 쓰거나 혼동하기도 하는데요, 내성은 저항과는 다릅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어떤 종류의 토끼들은 아트로핀(atropine)을 비활성화 시키는 효소가 위장관(gastrointestinal tract)에 있기 때문에 아트로핀에 내성이 있습니다. 효소에 의한 비활성화와 비슷하게, 동물의 면역 작용은 세균의 독이나 단백질같은 화학 물질에 대해 체내에서 항체(antibody)를 만듦으로서 발달합니다. 이런 항체는 이후에 독소가 또 들어왔을 때 독소와 직접적으로 반응해서 비활성화시키기 때문에 내성이 아니라 저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내성의 경우에는 충분한 양의 화학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기존에 나타났던 만큼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저항이 단기간에, 적은 양의 약물에 의해서 형성될 수 있는 반면에 내성은 오랜 시간동안 화학 물질에 노출되어야 발달합니다.

하지만, 특정 종류의 약물에서는 내성과 비슷한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속성 내성(tachyphylaxis;반응 급강하 현상)이라고 합니다. 속성 내성의 좋은 예로 에페드린(ephedrine)을 들 수 있습니다. 에페드린을 고양이나 개의 정맥에 투여하면, 즉시 혈압이 상승하게 됩니다. 적당량을 투여했을 때, 이 효과는 30분 안에 진정되는데요, 두 번째로 약을 투여했을 때 효과가 줄어듭니다. 계속해서 약을 투여할 때마다 효과가 줄어들다가 결국에는 반응이 없게 되는데, 결국에는 사실상 치사량에 가까운 양을 투여해도 효과가 없게 됩니다.

내성은 습관성 약품(habit-forming drug)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독성학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동물에 모르핀(morphine)을 반복적으로 투여하면 내성이 생기는데, 내성이 강한 실험 대상의 경우에는 기존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 20~40배를 투여해야 합니다. 모르핀이나 이와 비슷한 약물은 뇌의 수용 영역을 변화시키는데, 이 때문에 내성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습니다.

사람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의 내성은 약에 대한 충동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충동이 강해서 약물을 반복적으로 투여하게 되면, 이에 따라 내성도 점점 더 강해집니다. 이 때 약물의 투여를 중단한다면 신체적으로 무력해지거나, 심한 경우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 사람은 약물에 중독되었다고 하고, 약물 투여를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변화를 금단증상(withdrawal effect)이라고 합니다. 어찌보면 내성은 중독성있는 약물의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체내에서 약물 효과의 강도는 수용 영역에 얼마나 많은 양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하지만 금단증상의 강도는 조직에 있는 약물의 양이 적을수록 강해집니다. 약물을 투여하면 금단증상이 완화되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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