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하기 – Treatment for Parkinson’s Disease

<파킨슨병> 을 먼저 읽으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흑질-선상계(nigrostriatal system)의 도파민성 뉴런이 파괴되는 것이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의 원인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 이 증상을 어떻게 하면 완화시킬 수 있을지 알아봅시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는데 주로 쓰는 약물은 L-DOPA입니다. L-DOPA는 도파민(dopamine)의 전구체(precursor)입니다. 뇌의 L-DOPA 농도가 상승하면 환자의 뇌에 남아있는 도파민성 뉴런이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할 수 있게 되어 잠시나마 증상이 완화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입니다. 흑질-선상계의 도파민성 뉴런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투여한 L-DOPA는 흑질-선상계의 도파민성 뉴런 뿐 아니라 다른 두 시스템(mesolimbic system, mesocortical system)의 도파민성 뉴런도 자극하기 때문에 부작용으로 환각(hallucination)이나 망상(delusion)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른 약물로는 디프레닐(deprenyl)을 들 수 있습니다. 주로 L-DOPA와 함께 환자에게 투약합니다. 디프레닐은 세포 안에서 효소 MAO-B(Monoamine oxidase-B)의 작용을 억제합니다. MAO-B는 뉴런 안에 있는 과량의 도파민을 파괴하여 적당량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은 도파민이 디프레닐을 투여했을 때 분비되고, 따라서 파킨슨병의 증상이 완화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도파민성 뉴런이 파괴되는 것은 막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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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국, L-DOPA에 반응하지 않게 된 파킨슨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뇌수술(stereotaxic surgery)을 해야 하는데, 3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1. 태아 조직 이식 – Transplantation of Fetal tissue
첫째는 태아 조직(fetus tissue)을 이식해서 신선조체(neostriatum)의 도파민 분비 능력을 재건하는 것입니다. 태아 조직은 유산된 태아(aborted fetus)의 흑질(substantia nigra)에서 구하고, 주사를 통해 미상핵(caudate nucleus)과 조가비핵(putamen)으로 이식합니다. PET 스캔을 통해 태아의 조직은 적어도 초기에는 새로운 도파민성 뉴런을 이루게 된다는 것을 알수 있었고,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킵니다.

하지만 태아 조직 이식법은 L-DOPA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었던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는 그 환자들의 기저핵(basal ganglia)에 도파민에 반응할 충분한 수의 뉴런이 있어서 어떤 방법으로든(이식이나 L-DOPA 투여나) 도파민만 분비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즉, 굳이 태아 조직 이식법을 쓰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에게만 효과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태아 조직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후에 심각한 운동장애(dyskinesia)가 지속되었습니다.
일단 태아 조직 이식법은  이식된 뉴런이 안에서 살아남아 기존의 뉴런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새로 들어온 뉴런들에서도 나중에는 비정상적인 알파-시뉴크레인(α-synuclein)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알파-시뉴클레인이 환자의 세포에서 이식된 세포로 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는 더이상 정상 세포를 집어넣는 방법으로는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태아 조직 이식수술은 더이상 쓰지 않습니다.

2. 창백핵 절제술 – Pallidotomy
두번째 방법은 그 역사는 길지만 최근에 이미징 기술과 전기생리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저핵(basal ganglia)의 주된 산물은 창백핵(globus pallidus)의 안쪽에서 나옵니다. (미상핵;caudate nucleus, 조가비핵;putamen, 창백핵;globus pallidus는 기저핵의 주요 부위입니다.) 창백핵의 안쪽을 GPi라고 씁니다.(internal division of globus pallidus;GPi)
기저핵의 주된 산물은 시상하핵(subthalamic nucleus;STN)을 지나 운동 피질(motor cortex)로 전달되어 운동피질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도파민성 뉴런이 미상핵과 조가비핵에 주는 자극이 적을수록 GPi의 활동은 증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GPi가 손상되면 파킨슨병의 증상이 완화될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실제로 심한 파킨슨 병을 앓는 환자들은 수술을 통해 창백핵의 안쪽을 제거하는데, 이를 ‘pallidotomy’라고 합니다. 수술은 근육 경직을 완화시키고, 환자가 더 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줍니다. 하지만 불행이도 가끔씩 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부분 실명(partial blind)에 이르게 합니다.(이는 시신경이 GPi주변에 있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에 L-DOPA를 이용한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창백핵 절제술은 금지되었다가 L-DOPA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 확실해지면서 1990년대에 다시 창백핵 절제술을 행하게 됩니다. 그 때 쯤 MRI를 이용해서 GPi의 위치를 찾아서 전극을 넣어 고주파 전류를 흘려보내는것으로 그 주변 뉴런들을 파괴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MRI같은 이미징 기술이 좋아져서 수술의 성공률이 높아지고, 결과도 좋자 더이상 L-DOPA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 이 방법을 자주 쓰게 되었습니다.
파킨슨병이 심한 환자는 GPi뿐만 아니라 시상하핵(STN)도 파괴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시상하핵은 GPi를 흥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 수술은 억제된 운동 신경을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3. 뇌심부자극 – Deep Brain Stimulation;DBS

DBS
마지막 세번째 방법은 시상하핵과 GPi에 전극을 심고, 환자가 그 전극을 통해 뇌를 자극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하는 것으로 파킨슨병의 증상을(떨림)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뇌심부자극(deep brain stiumulation;DBS)이라고 합니다. 시상하핵을 자극하는 것은 떨림을 억제하는 데에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보다 부작용이 없습니다. 게다가 전극을 심은 환자들에게서 아무 인지 장애(cognitive deterioration)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광유전학적 방법을 사용해서 뇌심부자극의 원리를 알아내고자 했습니다. 뇌심부자극이 시상하핵의 뉴런들을 억제/ 흥분시키기 때문에 증상이 완화된다고 생각하고, 특정 파장의 빛에 의해 억제되도록 뉴런을 조작한 뒤 그 빛을 쪼여주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특정 파장의 빛에 의해 흥분되도록 뉴런을 조작한 뒤 그 빛을 쪼여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증상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이번에는 시상하핵으로 들어오는 축삭의 뉴런을 빛에 의해 흥분되도록 한 뒤 그 뉴런을 흥분시켜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실험은 뇌심부 자극이 단순히 시상하핵의 뉴런을 자극하거나 억제함으로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상하핵에 들어오는 축삭들을 자극하는 것으로 훨씬 복잡한 변화를 일으켜서 효과를 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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