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통과시키는 아쿠아포린 – Aquaporin, the Water Channel

세포막을 통해 물이 출입한다는 것은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든 살아있는 세포에게 중요합니다. 사실 세포막에는, 물이나 다른 작은 전기적으로 중성인 분자들(ex: 글리세롤(glycerol))을 효율적으로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단백질이 있습니다. 바로 아쿠아포린(Aquaporin) 단백질 패밀리 입니다.

물은 세포막 안과 밖의 삼투압(Osmotic pressure)차이에 의해서 움직입니다. 이제 물 속에 있는 개구리 알을 떠올려 봅시다. 개구리 알의 세포액에는 KCl 같은 염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알 바깥의 물은 저장액(hypotonic solution)이겠지요? 그렇다면, 왜 개구리 알처럼 물 속에 있는 세포들이 삼투압에 의해 부풀어 터지지 않을까요??
이 현상에 대해 궁금했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다른 종류의 세포들에서 찾을 수 있는 물-채널 단백질(Water channel protein)이 개구리의 알에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개구리의 알들을 저장액에 놓고 이중 몇 개에 아쿠아포린(Aquaporin)의 mRNA를 주입했습니다. 그 리고 지켜본 결과 아쿠아포린 mRNA를 받은 개구리 알들만 터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 실험으로 아쿠아포린 단백질이 세포막에서 물을 이동시키는 채널 역할을 한다는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아쿠아포린을 위에서 본 모습
아쿠아포린의 소단위체

구조적으로 보면, 아쿠아포린은 4개의 동일한 소단위체(subunit)으로 이루어진 4합체(Tetramer)입니다. 각각의 소단위체는 28 kDa 정도이고 막을 관통하는 6개의 α-나선(α-helix)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α-나선들이 삼투압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물을 통과시키는 구멍(pore)을 생성하는 것입니다. 각 소단위체의 중앙에는 2nm정도 되는 선택적 물 채널(water-selective channel)이나 구멍(pore)이 있는데, 지름이 겨우 0.28nm라고 합니다. 이는 물 분자의 지름보다 약간 긴 길이라고 하네요;;
통로의 친수성(hydrophilic) 아미노산들이 가운데로 수축하기도 하고, 채널 바깥을 상대적으로 소수성(hydrophobic) 아미노산들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어떤 분자들을 통과시키는지 걸러낼 수 있는 것입니다. 몇 개의 물 분자들이 동시에 채널을 통과하게 되는데 각각의 물 분자들은 연속해서 주변의 아미노산과 수소결합을 이루게 되고, 다른 물 분자들을 삼투압이 낮은 쪽으로 밀어냅니다. 물 분자가 통로를 이동할 때 아쿠아포린의 구조에 어떠한 변화(conformational change)도 없기 때문에 전에 설명했던 포도당 수송체 GLUT1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물 분자를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물 분자의 산소원자(O)가 통로의 아미노산 2개의 아미노기(amino group)와 수소 결합을 맺기 때문에 아쿠아포린을 통과하는 것은 전하가 없는(uncharged) 물분자들 뿐입니다. 이는 물이 통과하면서 양성자(proton;H+)까지 통과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사람은 11 종류의 아쿠아포린을 발현할 수 있는 유전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쿠아포린1(Aquaproin 1)은 적혈구(erythrocyte)에 많이 발현됩니다. 그리고 아쿠아포린2는 신장(kidney)의 상피세포(epithelial cell)에서 발견되며, 소변(urine)에서 물을 재흡수합니다. 그렇게 아쿠아포린2는 몸 속 물의 양을 조절합니다. 아쿠아포린2의 작용은 근육세포나 지방세포의 GLUT4 와 비슷한 방법으로 조절됩니다.
아쿠아포린2가 비활성 상태일 때, 세포 소낭막(intracellular vesicle membrane)에서 격리되어 물을 세포 안쪽으로 이동시키지 못합니다. 그런데 호르몬 바소프레신(Vasopressin)이 바소프레신 수용체(Vasopressin receptor)와 결합하게 되면 아쿠아포린2를 가진 세포 소낭막들이 세포막과 융합하게 됩니다. 그 결과 세포가 물을 통과시킬 수 있게 되고, 물의 재흡수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소프레신 수용체나 아쿠아포린2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많은 양의 묽은 오줌이 나오게 되는데 이를 ‘요붕증'(diabetes insipidus)이라고 합니다.
다른 아쿠아포린 계열의 단백질들은 물보다는 글리세롤같이 수산기(hydroxyl group;-OH)를 포함한 분자들을 운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아쿠아포린3 은 글리세롤을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주며, 대장균(Escherichia coli)의 글리세롤 수송체인 GlpF와 비슷한 아미노산 배열과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매우 간단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물을 통과시키는 일’조차도 생물의 세계에선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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