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기관 – The Organs of Taste

어떤 사건을 기억할 때, 그냥 기억을 하는 것보다 어떤 맛이나 향과 관련된 사건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음식의 맛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기억이나 감정 등에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미각은 어느 기관에서 받아들이게 될까요?

보통 혀가 맛을 본다고 알려져 있지만 입천장(Palate), 후두(Pharynx), 후두개(Epiglottis)같은 입 안의 다른 부위들도 미각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섭취하는 음식물의 냄새 또한 후두를 통해 비강으로 들어가 후각수용기(olfactory receptor)에 감지됩니다. 후각은 미각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미각을 잃었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에는 후각에 결함이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혀의 끝은 단 맛, 양 끝은 신 맛, 전체적으로는 짠 맛, 뒤쪽은 쓴 맛을 주로 느낀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각세포들은  다섯 가지 기본 맛을 모두 느낄 수 있으므로 단순히 ‘혀의 끝 부분은 단 맛만 느낀다’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혀의 각 부위마다 기본 맛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서 자극에 따른 반응의 세기가 다른 것입니다.

혀의 표면은 유두(papillae)라는 작은 돌기들로 덮여 있습니다. 각 유두는 한 개에서 수백 개에 이르는 맛봉오리(taste bud)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은 각 50~150개의 미각수용기세포(taste receptor cell)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각 수용기 세포는 미각세포(taste cells)라고도 불립니다. 놀랍게도 미각세포들은 혀의 상피세포 중 1%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맛봉오리에는 미각세포 외에도 미각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기저세포(basal cells)와 구심성 미각신경 축삭(afferent gustatory nerve axon)이 있습니다. 사람의 혀에는 대략 2000~5000개의 맛봉오리가 있으며 특이한 경우 500개 이하이거나 20000개가 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세한 방울을 이용하면 하나의 유두에만 낮은 농도의 미각자극물질(basic taste stimuli;식초처럼 순수하게 시거나 설탕물처럼 순수하게 단 물질)을 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미세 방울을 이용한 실험에서 너무 낮은 농도의 미각자극물질을 주었을 때는 맛을 느낄 수 없으며, 특정 농도 이상의 미각자극물질에만 맛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처럼 맛을 느끼기 위한 최저 미각자극물질의 농도를 역치농도(Threshold concentration)이라고 합니다. 역치보다 바로 윗 농도에서는 대부분의 유두들이 한 가지의 기본 미각에 대해서만 민감한 경향을 보이므로 신맛-특이(sour-sensitive), 단맛-특이(sweet-sensitive) 등으로 유두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농도를 더 올리게 되면 대부분의 유두들에서 이러한 미각 특이성이 떨어지게 되어 낮은 농도에서는 단 맛 만을 감지하던 유두라도 높은 농도의 신맛, 짠맛 같은 자극에 대해서 반응하게 됩니다.
이처럼 수용기 세포의 특이성이 결여되는 현상은 감각기관에서 흔한 현상입니다. 결국 감각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는 것은 수용기 세포가 아니라 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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