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통발생학적 기억 – Phylogenetic memory

많은 생명체에서 일부 행동은 태어날 때부터 프로그램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막 태어난 생명체들이 주변 환경에 대해 일관된 반사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막 태어난 거북이들이 바다로 달려가고, 막 태어난 새들은 먹이를 먹으려 한다. 인간역시 마찬가지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젖을 빨려고 한다.

동물행동학(Ethology)에서 로렌츠(Konrad. Z. Lorenz)는 거위를 이용한 실험을 했다. 그는 갓 태어난 거위가 처음으로 보이는 가장 큰 물체를 따라간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이런 현상을 각인(imprinting)이라고 했다. 새끼 거위는 생후 24시간 안에 만나는 가장 큰 물체에- 자동차 등 어떤 물체라도 상관없다. – 각인된다.

인간과 원숭이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새끼들이 뱀이나 갑자기 등장한 커다란 물체에 대해서 공포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 뱀이나 갑자기 등장한 커다란 물체를 본 적이 없어도 공포 반응을 보였다.

이런 것들을 보았을 때, 생명체에게는 어느정도 프로그램된 행동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보인다. 이걸 한 종의 신경계에 프로그램되어 있는 기억이라는 뜻으로 계통발생학적 기억(Phylogenetic memory)이라고 부른다. 학습의 결과가 아니라 진화와 자연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위의 두 실험외에도 여러 원초적인 반사작용을 보여주는 예시가 있다.

아기의 볼을 만질 때 아기가 고개를 돌리고 젖을 빨 준비를 하는 먹이찾기 반사(rooting reflex), 물 속에서 호흡을 참는 잠수반사(diving reflex), 아기를 일으켜 세우면 발로 지면을 미는 항중력반사(antigravity reflex)가 그것들이다. 전두엽은 발달하면서 이런 원초적 반사를 억제하기도 한다. 이를 이용해 전두엽의 손상을 알아보기 위한 방법으로 ‘바빈스키 반사'(Babinski reflex) 를 본다. 신경계에 이상이 없는 성인의 발바닥을 긁으면 엄지발가락이 아래를 향한다. 그러나 전두엽이 손상된 사람이나 어린이들은 엄지발가락이 위로 향한다. 바빈스키 반사와 다르게 잠수반사는 전두엽에 의해 억제되지 않으므로 성인의 얼굴을 물에 담그면 심장박동이 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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